워썬더는 현재 게임이 출시되고 난 후 전례 없는 역사적 사건에 직면해 있다. 개발사와 유저가 싸우는 게임. 사실 돌아보면 서로 싸우는 것이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케이스가 조금 다르다.
1. 경제
경제 시스템 변경은 이번 사태의 직접적 기폭제가 되었다. 예전엔 좋았는데 이제 와서 나빠졌다는 것은 아니다. 가이진은 지속적으로 경제 시스템을 너프(보상을 줄이는)해 왔다. 게임의 수명을 늘리고 유저들의 플레이 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제 시스템 조정은 당연히 납득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이진은 「유저에게 적대적」이기 때문에 유저가 납득할 수 없는,
장기적으로도 유저에게 손해를 끼치는 경제 너프를 몇번이고 반복해 왔다. 워썬더의 작금의 경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아래의 커뮤니티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arca.live/b/gaijin/76886685
여하튼 지금까지 쌓여있던 유저들의 불만이 최근의 경제 패치로 인해 완전히 폭발했는데, 이는 레딧 등에서 보이는 무조건적인 팬보이, 속칭 대가리 깨진 새끼들도 깨진 대가리가 봉합되면서 가이진은 어느 정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아래의 패치 롤백 공지를 올렸다.
여름 중후반에 경제 패치를 다시 진행한다고 한다. 기간이 늘어지는 것은 맘에 들지 않지만 개선의 의지를 보인다는 것이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느정도 피드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레딧과 포럼에선 부정적 의견에 대한 무통보 삭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역시 독재의 나라의 인민들이라 그런가? 하는 짓도 아주 똑 닮았다. 지하로 처박은 자기네들 경제만큼 속도 좁다. 하긴 운영하는 인간들이 게임을 안 하는데 게임이 돌아가는지에 대해 어찌 알겠는가?
2. 선전포고
먼저 아래의 이미지를 보라.
이야... 놀랍지 않은가? 내 난생 유저에게 섭종한다고 협박하는 회사는 처음 봤다. 워썬더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결국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건 가이진이다. 수입의 절대적으로 많은 부분을 워썬더에 의지하고 있는 주제에 이런 수를 두는 저의를 이해할 수 없다. 박살 난 운영으로 유명한 타르코프도 이 정도의 생각 없는 발언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가이진은 단순히 저런 협박만으로 멈추지 않았다. 우리 러시아 친구들은 비꼬기도 잘한다.
https://arca.live/b/gaijin/76841010
왜 이렇게 돈 주는 고객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이게 러시아의 상식인 것일까?
난 이런 대응을 보고 아래의 짤이 생각났다.
3. Review Bombing
사건이 일어날 즈음부터 리뷰 비추천 테러는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저 반성하지 않고 계속 유저에게 적대하는 행위들이 많은 워썬더 플레이어들이 비추천 테러에 동참하는 트리거가 되었다. 무려 128만 구독자에 달하는 유명 워썬더 유튜버인 PhlyDaily도 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낸 것을 비롯하여 여러 워썬더 유튜버들이 현 사태에 관해 부정적 의견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PpyuxlNRmM
그동안 가이진과의 파트너십에 의해 부정적 의견 표출을 지양하던 유튜버들도 소신껏 발언하게 만든 가이진이 대단하다 할 수 있겠다. 사실 누구보다 게임을 애정하고 그만큼 게임을 많이 플레이할 유튜버들이 문제에 대해 제일 잘 알았을 것이다. 그들도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이지.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만큼 현 상황에 대해 잘 모르는 워썬더를 플레이하지 않는 유저들에게도 어필이 될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리뷰 테러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스팀 리뷰는 이미 단기간에 전체 리뷰 평가를 「대체로 긍정적」에서 「복합적」으로 내리는 데에 성공했다.
나도 한 명의 워썬더 플레이어로서 결고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워썬더라는 게임 자체는 정말 잘 만들어졌고 쉽게 대체할 수 없다. 월드 오브 탱크에 현대 MBT가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워썬더 플레이어들 사이에선 「워게이밍이 월탱에 현대전을 구현해 주면 좋겠다.」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워게이밍도 마냥 멀쩡하던 곳은 아니었지만 최근 가이진에 비해 판단이 이성적이고 대기업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대체재가 없는 이 상황이 더 머리 아프게 한다.
4. 왜 머리가 아픈가?
물론 경제 문제도 정말 짜증 나는 문제지만 우리나라의 서쪽에 사는 무림 고수들도 이에 못지않은 큰 문제다. 아니 어찌나 게임을 잘하는지 안 보고도 어디 있는지 다 알고 리드도 기가 막히게 준다. 물론 핵은 영원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운영 측에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줘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아니 뭐 명백히 핵인 게 판명이 나서 정성 들여 신고를 해도 들은 척도 안 하니 열불이 나지 않을 수가 있겠나? 하지만 여기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구석이 있으니, 자금줄의 문제다.
여느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들도 그렇지만 대륙인들의 인구가 보통 숫자가 아니다 보니 그쪽 플레이어들이 엄청 많다. 워썬더는 유독 많은 느낌이 드는데, 아마 핵을 써도 잘 잡지 않고 만약 밴을 당하더라도 계정을 싼 값에 새로 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계정을 또 새로 사서 프리미엄 계정이나 골장비들을 새로 구매할 것이고 이는 가이진에게 눈앞의 직접적 이익으로 간주된다. 장기적인 이익이 되진 못할 것이다. 어쨌든 잡은 물고기이고 가장 거대한 유저층 중 하나일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무시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든다. 가이진 관계자가 대륙 무림고수들과 모종의 커넥션을 가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워썬더를 좀 플레이해본 유저들은 「HeTu」라는 짱깨 비행대를 조우한 적이 꽤 많이 있을 것이다. 년단위로 핵을 쓰고 있는데도 밴을 당할 기미가 안 보인다. 같은 빨갱이들이라 동질감을 느끼는 것일까? 알 길이 없다.
5. 내가 할 수 있는 것
스팀에서의 부정적 리뷰에 기여하기, 26일에 플레이하지 않기, 주변에 관련 도움 요청하기 정도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다. 워썬더는 잘 만든 게임이 맞고 재미가 있는 게임이기에 애정하고 그렇기에 잃고 싶지 않다. 제발 유저들과 기싸움은 멈추고 간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길 바란다.
Reference
F2P 게임과 특히 War Thunder에서 진행률과 경제가 구축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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